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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울고 삼성은 웃었다? 미국이 뒤집은 세금 전쟁의 반전 결말

경제공부해볼까?

by lusty 2026. 1. 7.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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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1부

총성 없는 경제 전쟁, 미국이 세금 지도를 다시 그리다: 글로벌 최저한세의 대반전

1. 프롤로그: 2026년 1월, 워싱턴과 브뤼셀의 엇갈린 표정

2026년 1월 7일 아침, 전 세계 주요 경제지의 1면 헤드라인은 일제히 하나의 사건을 타전했습니다. 바로 '글로벌 최저한세(Global Minimum Tax)' 개편안의 최종 합의 소식입니다.

일반인들에게 '세금' 이야기는 지루하고 복잡한 숫자의 나열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합의는 단순한 세법 개정이 아닙니다. 이것은 지난 수년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벌여온 보이지 않는 '경제 패권 전쟁'의 종전 선언이자, 글로벌 자본의 흐름을 뒤바꿀 거대한 게임의 판도가 뒤집힌 사건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미국의 완벽한 '판정승'입니다. 겉으로는 145개국의 만장일치 합의처럼 포장되었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철저하게 '미국에 의한, 미국을 위한' 새로운 룰이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수십 년간 글로벌 기업들은 세금이 싼 곳을 찾아 철새처럼 이동했습니다. 버뮤다, 케이맨 제도, 아일랜드... 우리는 이들을 '조세 회피처'라 불렀고, 전 세계 정부는 이들을 잡기 위해 칼을 갈아왔습니다. "지구상 어디서 돈을 벌든 최소 15%의 세금은 내라"는 것이 이 전쟁의 명분이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 오늘, 이 정의로운 규칙은 미국의 국익 앞에 교묘하게 비틀어졌습니다.

도대체 워싱턴과 브뤼셀 사이 막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이 거대한 '세금 전쟁'의 서막을 열어봅니다.

2. 왜 '글로벌 최저한세'가 탄생했는가? (바닥을 향한 경주)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시계를 2020년대 초반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당시 세계 경제의 화두는 "바닥을 향한 경주(Race to the bottom)"를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각국 정부는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깎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오면 법인세 20%만 받을게." (A국)
"우리는 12.5%만 줘." (B국 - 아일랜드 등)
"우리는 세금 0원이고 서류상 회사만 있어도 돼." (C국 - 조세회피처)

이 틈을 파고든 것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입니다. 공장이 필요 없는 이들은 지식재산권(IP)을 조세회피처로 옮겨놓고, 유럽에서 수조 원을 벌면서도 세금은 아일랜드나 버뮤다에 냈습니다. 유럽 국가들 입장에서는 자국민의 지갑에서 나간 돈이 세금 한 푼 안 내고 미국 기업의 금고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이에 격분한 유럽 국가들이 "디지털세를 물리겠다"며 으름장을 놓았고, 이를 중재하기 위해 OECD와 G20이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필라 2(Pillar 2)', 즉 글로벌 최저한세입니다.

[글로벌 최저한세의 핵심 원리]
  • 대상: 연 매출 7억 5,000만 유로(약 1조 1천억 원) 이상인 거대 다국적 기업
  • 목표: 전 세계 어디서든 최소 15%의 실효세율 부담.
  • 작동 방식 (추가세액): 만약 구글이 버뮤다에서 실효세율 5%만 냈다면? 기준인 15%에 모자라는 나머지 10%를 본국(미국)이나 매출이 발생한 제3국(한국, 프랑스 등)이 강제로 징수한다.

이론적으로 완벽해 보였습니다. 조세 회피처는 더 이상 매력이 없어질 것이고, 전 세계는 공정한 세금을 걷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24년부터 한국, EU, 일본 등 '모범생' 국가들은 서둘러 법을 만들고 이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이 판을 만든 '보스' 미국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3. 트럼프 정부의 등장과 판 뒤집기 (치킨 게임의 시작)

미국 의회는 끈질기게 비준을 미뤘습니다.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기류는 '협조'에서 '대결'로 급변했습니다.

미국의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구글이나 애플은 미국 기업이다. 그들이 해외에서 돈을 벌어 세금을 적게 냈다면, 그 부족한 세금을 걷을 권리는 본사인 미국 정부(IRS)에 있다. 왜 한국이나 프랑스가 우리 기업의 세금을 걷어가려 하는가?"

이것은 '조세 주권(Tax Sovereignty)'의 문제였습니다.
기존 OECD 합의안에는 '소득산입보완규칙(UTPR)'이라는 무서운 조항이 있었습니다. 미국이 자국 기업에게 세금을 제대로 안 걷으면, 한국이나 유럽이 대신 걷어갈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조항입니다.

미국 행정부는 이를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은 이미 자체적으로 '길티(GILTI)'라는 최저한세 제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우리는 우리 식대로 세금을 걷을 테니, 너희 식의 룰(글로벌 최저한세)을 우리 기업에 들이대지 마라"고 선언했습니다. 만약 이를 무시하고 유럽이 미국 기업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미국은 징벌적 관세 폭탄(무역 보복)을 던지겠다고 위협했습니다.

145개국은 공포에 떨었습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이 판을 깨고 나가버리면, 글로벌 최저한세 제도 자체가 휴지 조각이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치킨 게임'의 승자는 미국이었습니다.

4. 개정안의 핵심: '미국 우선주의'가 완성한 면죄부

2026년 1월 5일, 벼랑 끝 협상 끝에 나온 최종 합의안은 사실상 '미국의 승전보'나 다름없습니다.

이번 개정안의 디테일은 놀랍도록 교묘합니다. 가장 결정적인 내용은 "미국처럼 자체적인 최저한세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의 기업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가 글로벌 최저한세 규칙을 적용할 수 없다(적용 배제)"는 조항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엄청난 변화인지, 구글(가칭)을 예로 들어 시뮬레이션을 해보겠습니다.

[상황: 구글 자회사가 아일랜드에서 실효세율 10%만 납부함]

📉 개정 전 (유럽의 희망사항):
글로벌 최저한세 기준(15%)보다 5%가 부족함.
미국이 안 걷으면, 한국 국세청이나 프랑스 세무 당국이 구글 코리아/구글 프랑스 매출에 비례해 부족한 5% 세금을 강제로 징수함 (UTPR 발동).
→ 결과: 한국 세수 증가, 빅테크 조세 회피 차단.


📈 개정 후 (2026년 1월 합의안):
구글은 미국 기업임. 미국은 '길티'라는 자체 제도가 있음.
"미국 기업은 미국이 알아서 한다"는 원칙이 적용됨.
한국이나 프랑스는 구글이 세금을 0원을 내든 10%를 내든, 추가 과세를 할 권한 자체가 박탈됨.
오직 미국 재무부만이 구글을 쥐어짤지 말지 결정함.
→ 결과: 한국 국세청은 '닭 쫓던 개' 신세, 빅테크는 '미국이라는 방패' 획득.

한국 국세청 입장에서는 조세 회피처에 서버를 두고 매출을 이전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꼼수'를 응징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를 빼앗긴 셈입니다.

5. 1부를 마치며: 그런데 왜 한국 기업들이 웃는가?

여기까지만 들으면, 미국이 깡패처럼 모든 이익을 가져간 것 같고 한국은 손해만 본 것 같습니다. 구글한테 세금도 못 걷게 되었으니까요. 우리는 또다시 강대국들의 싸움에 등 터진 새우가 된 걸까요?

하지만 경제는 제로섬 게임이 아닙니다. 이 거대한 미국의 승리 이면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같은 한국 기업들이 쾌재를 부르는 기막힌 '반전 포인트'가 숨어 있습니다.

미국이 자국 IT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이 룰이, 역설적으로 미국 땅에 공장을 지은 한국 제조업 기업들에게는 '수조 원대'의 세금을 아껴주는 최강의 방패가 되었습니다.

구글을 지키려다 삼성과 LG를 살려주게 된 아이러니한 상황. 과연 그 메커니즘은 무엇이며, 우리 기업들은 얼마나 큰 돈을 벌게 된 것일까요?

다음 [2부: 삼성과 LG가 안도의 한숨을 쉰 이유, 그리고 수조 원을 지켜낸 '신의 한 수']에서 구체적인 수치와 함께 그 비밀을 파헤쳐 봅니다.


시리즈 2부

삼성과 LG가 가슴 쓸어내린 이유: 수조 원을 지켜낸 '신의 한 수'

1. 프롤로그: 텍사스와 조지아에서 들려온 환호성

지난 1부에서 우리는 미국이 '글로벌 최저한세'라는 거대한 판을 어떻게 자국에 유리하게 뒤집었는지 목격했습니다. 겉으로 보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이자, 국제 조세 정의의 후퇴처럼 보였죠.

하지만 2026년 1월 7일, 미국의 승전보가 울려 퍼지자 의외의 장소에서 안도의 한숨과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곳은 바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 테일러 시, 그리고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이 돌아가는 조지아주였습니다.

이들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밤잠을 설쳤습니다. 미국 정부가 "공장 지어줘서 고맙다"며 주기로 한 천문학적인 보조금이, 자칫하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보조금'과 '세금' 사이에 어떤 치명적인 딜레마가 있었기에 한국의 재계 거물들이 그토록 긴장했던 걸까요? 이번 2부에서는 수조 원의 돈이 오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극적인 반전의 드라마를 다룹니다.

2. 딜레마: "보조금을 받았는데, 세금으로 토해내라니?"

미국은 자국 제조업 부활을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Chips Act)이라는 당근을 꺼내 들었습니다. 한국 기업이 미국에 공장을 짓고 제품을 생산하면, 세금을 깎아주거나(세액공제) 현금을 주겠다는 약속이었죠.

그런데 여기서 '글로벌 최저한세(최소 15% 과세)'라는 규칙이 이 당근을 독사과로 만들어버릴 뻔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세액 공제 = 세금을 깎아줌 = 실효세율 하락]이라는 공식에 있습니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기업이 실제로 낸 세금 비율(실효세율)이 15%보다 낮으면, 그 차액만큼을 강제로 징수하는 제도입니다.

이 상황이 얼마나 황당한지, 가상의 기업 'K-배터리'의 사례로 시뮬레이션해보겠습니다.

[🚨 위기 상황: 보조금이 독이 되다]
  • 상황: K-배터리가 미국 공장에서 100억 원을 벌었습니다.
  • 원래 세금: 미국 법인세율(21% 가정)에 따라 21억 원을 내야 합니다.
  • 보조금 적용: 미국 정부가 "IRA 혜택으로 세금 11억 원을 깎아줄게!"라고 합니다.
  • 최종 납부 세금: 21억 - 11억 = 10억 원만 냅니다.

여기서 문제가 터집니다.

  • 실효세율 계산: (낸 세금 10억 / 번 돈 100억) = 10%
  • 글로벌 최저한세 룰: "어? 너 실효세율 10%네? 국제 기준인 15%보다 5%가 모자라네?"
  • 결과: "모자란 5%(5억 원)를 추가 세금으로 토해내라." (한국 국세청이나 제3국에 납부)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한테 받은 보조금을, 글로벌 최저한세라는 명목으로 다른 나라 국세청에 고스란히 뺏기는 꼴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삼성과 LG가 가장 두려워했던 '보조금 환수 효과'입니다. 열심히 투자해서 보조금을 받았는데, 그게 기업의 이익이 아니라 세금 고지서로 돌아오는 악몽인 셈이죠.

3. 개정안의 선물: "보조금은 건드리지 마라"

하지만 이번 1월 5일, 미국 주도로 타결된 최종 합의안에는 한국 기업들이 간절히 원했던 '구원 투수' 조항이 등판했습니다.

핵심 문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업의 투자 또는 생산량과 연동해 지급되는 각종 공제(보조금)는 실효세율 계산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쉽게 말해, 미국 IRA 보조금이나 반도체 보조금처럼 '공장 짓고 물건 만드느라 받은 혜택'은 착한 혜택으로 인정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조항 덕분에 앞서 본 시뮬레이션은 이렇게 바뀝니다.

[✅ 반전 상황: 보조금을 지켜내다]
  • 상황: K-배터리의 실효세율이 보조금 때문에 10%로 떨어졌습니다.
  • 바뀐 룰: "실효세율이 10%로 낮아진 이유가 IRA 보조금 때문인가? 그렇다면 문제없음(OK)."

결과:

  1. 추가로 내야 할 세금은 0원.
  2. 미국 정부가 깎아준 11억 원은 온전히 기업의 순이익으로 남음.

이 합의 한 줄로 인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은 수조 원대에 달하는 현금을 지켜냈습니다.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이들 기업의 미국 투자 계획에도 다시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4. 나비효과: '한국판 IRA'에도 날개를 달다

이번 미국의 결정은 단순히 미국 땅에 있는 공장에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바다 건너 한국 정부의 산업 정책에도 강력한 명분을 실어주었습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반도체와 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K-Chips Act 확장판)' 도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일명 '한국판 IRA'입니다.

그동안 기획재정부의 속내는 복잡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을 도와주고 싶어서 세금을 왕창 깎아주면, 실효세율이 15% 밑으로 떨어져서 오히려 국제 조세 기구의 표적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이번 글로벌 합의로 '투자에 연동된 세제 혜택은 최저한세의 예외'라는 국제적 표준이 만들어졌습니다.

  • 한국 정부: "미국도 하는데 우리라고 못 할쏘냐?"
  • 정책 변화: 폴리실리콘, 웨이퍼, 태양전지 모듈, 배터리 셀 등 핵심 부품 생산에 대해 과감한 세액공제를 해줘도, 이제는 국제 규범 위반이나 세금 환수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세제실 출신 전직 관료의 분석처럼, 우리나라가 이번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국형 제도도 국제적으로 무사히 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이는 국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입니다.

5. 2부를 마치며: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

삼성과 LG는 웃었습니다. 한국 정부도 마음 놓고 기업을 밀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조 강국 대한민국에게 이번 글로벌 최저한세 개편은 분명한 '호재'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우리가 얻은 것이 있다면 잃은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1부에서 잠시 언급했던 '빅테크 기업 과세' 문제는 여전히 미제 사건으로 남았습니다. 구글과 넷플릭스는 이번 합의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기업 회계팀은 지금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미국은 봐주고, 베트남은 걷어가고, 유럽은 또 다르고... 셈법이 너무나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3부: 빅테크의 화려한 탈출과 투자자가 챙겨야 할 최종 요약]에서는 구글과 같은 IT 공룡들이 어떻게 한국의 과세망을 유유히 빠져나가는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우리 주식 시장의 섹터별(반도체 vs 플랫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최종 정리해 드립니다.


시리즈 3부

빅테크가 입은 '조세 방탄조끼', 그리고 한국 경제에 남겨진 숙제 (최종 분석)

1. 프롤로그: 여의도와 실리콘밸리의 온도 차

지난 1부와 2부를 통해 우리는 '글로벌 최저한세'라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미국이 어떻게 패권을 지켰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의 제조 기업들(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이 어떻게 극적으로 살아남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세금 주권'을 챙겼고, 한국은 '보조금 실리'를 챙겼으니 겉보기엔 완벽한 윈-윈(Win-Win) 게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선을 배터리 공장이 있는 미국 조지아주에서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 그리고 증권가인 여의도로 돌려보면 이야기는 조금 씁쓸해집니다. 제조업이 샴페인을 터뜨리는 동안, 한국의 조세 당국과 IT 업계는 쓴 커피를 들이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매년 수조 원의 매출을 올리지만 세금은 쥐꼬리만큼 내는 유튜브(구글), 넷플릭스, 메타(페이스북). 이들에게 정당한 세금을 물리려던 한국 국세청의 야심 찬 계획은 이번 합의로 인해 사실상 무력화되었습니다.

시리즈의 마지막인 3부에서는 이번 글로벌 최저한세 개편의 어두운 그림자인 '빅테크 면죄부' 논란과, 복잡해진 기업 회계, 그리고 투자자가 반드시 체크해야 할 섹터별 기상도를 최종 정리합니다.

2. '디지털세'의 꿈, 사실상 물거품 되나?

한국 국세청과 기획재정부가 그동안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다국적 IT 공룡들의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구글이나 넷플릭스 같은 기업들은 한국에 거대한 물리적 공장이 없습니다. 서버가 해외에 있다는 이유, 혹은 한국 지사는 단순 마케팅 지원 조직이라는 논리로 한국에서 번 막대한 돈에 비해 턱없이 적은 법인세를 납부해 왔습니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토종 기업들이 꼬박꼬박 세금을 낼 때, 이들은 '절세'라는 명목으로 이익을 해외로 빼돌렸죠.

원래 글로벌 최저한세의 '소득산입보완규칙(UTPR)'은 이를 해결할 만능열쇠로 여겨졌습니다.

[원래 기대했던 시나리오]
"어이, 구글! 너희가 조세회피처를 통해 실효세율을 10%밖에 안 냈다고? 국제 기준(15%)보다 5% 적게 냈네. 그 부족분, 한국에서 매출 올린 만큼 한국 국세청이 징수하겠어!"

하지만 이번 개정안의 핵심인 '미국 등 자체 최저한세 도입국 기업에 대한 적용 배제' 조항이 이 시나리오를 산산조각 냈습니다.

[2026년 현실이 된 시나리오]
미국: "구글은 미국 기업이다. 걔네가 세금을 적게 냈어도, 그건 미국 재무부가 알아서 할 일이다. 한국 너희는 빠져."
한국: (할 말 없음) "......"

결국 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과세 권한을 독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우리는 구글에게 추가 세금 안 걷을래"라고 결정하면, 한국 땅에서 돈을 벌어가는 구글에게 한 푼도 더 걷을 수 없는 '과세권 박탈' 상황에 처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기울어진 운동장'은 더욱 고착화될 전망입니다. 국내 IT 기업들은 정당한 세금을 내고 경쟁해야 하지만, 해외 경쟁사들은 '미국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세금 비용을 아끼고, 그 돈으로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 기업 회계의 변화: CFO들의 머리가 하얗게 센다

이번 개편으로 기업의 재무 담당자(CFO)들과 회계법인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올해 세금을 얼마나 내야 합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고차방정식' 수준으로 복잡해졌기 때문입니다.

가장 골치 아픈 것은 국가별로 서로 다른 룰이 적용되는 혼돈의 상황입니다.

  • 납부해야 할 것: 예를 들어 베트남 정부가 도입한 '적격소재지추가세(QDMTT)'는 피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은 베트남 정부의 요구대로 최저한세 부족분을 현지에 납부해야 합니다.
  • 면제받는 것: 반면, 미국에서 받은 보조금에 대한 세금은 이번 합의로 면제되었습니다.
  • 복잡한 신고: 한국 국세청에 글로벌 최저한세 신고 의무가 있는 기업들은 이 모든 복잡한 변수(베트남엔 내고, 미국은 안 내고, 유럽은 또 다르고)를 계산해 올해 6월 말까지 신고를 마쳐야 합니다.

회계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대형 회계법인들의 자문료 수익만 폭등하게 생겼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업 현장의 불확실성과 행정 비용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4. 투자자를 위한 최종 요약: 수혜주와 리스크

그렇다면, 이 복잡한 뉴스를 주식 투자자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호재][악재]로 명확히 나누어 정리해 드립니다.

📈 Good News: 확실한 수혜 섹터 (Buy & Hold)
  • 2차전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이유: 미국 IRA 보조금(AMPC) 의존도가 가장 높은 섹터입니다. 보조금이 세금으로 환수될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는 영업이익 추정치가 깎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는 뜻이므로,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가능합니다.
  • 반도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이유: 미국 칩스법 보조금 수령에 따른 세무 리스크가 해소되었습니다. 텍사스 테일러 공장과 인디애나 패키징 공장 등의 설비 투자가 세금 문제로 발목 잡힐 일이 없어졌습니다. 불확실성 해소 자체가 주가에는 긍정적입니다.
  • 태양광 (한화솔루션 등)
    이유: 미국 내 모듈 생산에 따른 세액공제 혜택이 100% 온전하게 기업의 이익으로 잡히게 됩니다.
📉 Bad News & Watch List: 주의해야 할 섹터
  • 국내 플랫폼 (네이버, 카카오)
    이유: 구글, 유튜브 등과의 '역차별 해소'가 요원해졌습니다. 세금 비용의 차이는 장기적으로 R&D 투자 여력과 가격 경쟁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거시경제 (세수 부족 우려)
    이유: 정부 입장에서는 딜레마입니다. 빅테크에게 걷으려던 세금(디지털세 등)은 날아갔고, 국내 기업들에게는 '한국판 IRA' 등으로 세금을 깎아줘야 합니다. 들어올 돈은 줄고 나갈 돈은 많아지니,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 악화나 다른 형태의 증세 가능성이 있습니다.

5. 에필로그: 각자도생의 시대, 영리한 전략이 필요하다

2026년 1월, 전 세계가 합의한 글로벌 최저한세 개편안은 우리에게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상적인 '조세 정의'보다는 힘의 논리에 의한 '자국 이기주의'가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는 사실입니다.

미국은 규칙을 바꿔서라도 자국 기업을 지켰습니다. 우리 기업들도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습니다. 이제 공은 다시 한국 정부와 기업에게 넘어왔습니다.

확보된 세제 혜택이라는 '실탄'을 가지고 기업들은 얼마나 효율적인 기술 투자를 집행할 것인가? 그리고 정부는 뻥 뚫린 세수 구멍을 메우고 '한국판 IRA'를 얼마나 정교하게 설계해 미래 먹거리를 키울 것인가? 이것이 대한민국 경제의 다음 10년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복잡한 세금 전쟁의 내막을 다룬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3부작 시리즈가 여러분의 투자를 지키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출처 및 참고자료]
주요 기사: 서울경제, 「관세 이어 세금도 美뜻대로?…글로벌 최저한세 개편 어떻길래」 (2026.01.07 보도)
자료 참고: 기획재정부 및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공개 자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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