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1부] 금리는 내렸지만 웃지 못했다? 연준이 보낸 기묘한 '경고장' 해석
2025년 12월 10일, 전 세계 투자자들이 숨죽여 기다리던 올해의 마지막 '빅 이벤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드디어 막을 내렸습니다.
결론부터 시원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준(Fed)은 시장의 예상과 바람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3.50~3.75% 구간에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9월, 10월에 이은 3회 연속 금리 인하라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셈입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축포를 터뜨려야 할 날입니다. "금리가 내려갔으니 시중에 돈이 돌 것이고,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 테니 주식 시장엔 호재다!"라는 공식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날 월스트리트의 마감 분위기는 사뭇 달랐습니다. 환호성보다는 묘한 긴장감이, 확신보다는 찝찝한 의구심이 시장 전체를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파월 의장의 입에서는 분명 '비둘기(완화)'의 단어들이 나왔지만,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성적표와 내년 계획표는 지독하리만큼 '매파(긴축)'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칼을 갈고 있는 연준의 이중적인 태도, 그 속에 숨겨진 3가지 핵심 포인트를 아주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1. '만장일치'의 신화가 깨졌다: 연준 내부의 균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숫자는 바로 '3'입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만장일치가 아니었습니다.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무려 3명이 파월 의장의 결정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3명 정도야 뭐 어때?"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연준의 역사를 안다면 이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닙니다.
연준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주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토론하더라도 투표 결과만큼은 '만장일치' 혹은 기껏해야 '1명의 소수 의견' 정도로 봉합해서 발표하는 것이 오랜 관행이자 불문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제롬 파월 체제 이후, 아니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집단 반발(Dissent)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이 3표의 반란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연준 내부에서조차 '지금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 매파(강경파)의 반란: "인플레이션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가 물가가 다시 튀어 오르면 어쩔 셈인가? 동결해야 한다."
🔵 비둘기파(온건파)의 반란: "노동 시장이 식어가는 게 눈에 보인다. 찔끔 내릴 때가 아니라 더 과감하게 내려서 경기를 방어해야 한다."
이렇게 팽팽한 줄다리기가 벌어졌다는 것은, 지금 미국 경제가 '변곡점(Inflection Point)' 위에 위태롭게 서 있다는 증거입니다. 물가를 잡자니 경기가 울고, 경기를 살리자니 물가가 무서운 진퇴양난의 상황. 앞으로 금리가 내려가는 길이 파월 의장의 호언장담처럼 '매끄러운 비단길'이 아니라,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가 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강력한 시그널입니다.
2. 점도표의 배신: "내년엔 기대하지 마라"
투자자들의 뒤통수를 가장 세게 때린 결정타는 바로 '점도표(Dot Plot)'의 수정이었습니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 19명이 각자 생각하는 향후 금리 수준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표로, 연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가장 정확한 지도입니다.
불과 3개월 전인 9월 점도표까지만 해도, 시장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2026년에는 최소 3~4번, 많게는 1%포인트 가까이 금리를 더 내려주겠지?"라는 믿음이 있었죠. 소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연준 위원들이 제시한 2026년 금리 인하 횟수 중간값(Median)은 단 '1회'로 쪼그라들었습니다.
이것이 연준의 변명이자 자신감이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여전히 잠재성장률을 웃돌고 있고,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쉽게 말해, "경제가 알아서 잘 굴러가는데, 굳이 우리가 금리를 팍팍 내려서 인공호흡을 할 필요가 있나?"라는 논리입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매파적 인하(Hawkish Cut)'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행동(금리 인하)은 시장을 달래주었지만, 그 뒤에 숨은 메시지(전망)는 여전히 깐깐하고 엄격하다는 뜻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것은 '좋은 뉴스(경제 호황)'가 '나쁜 뉴스(고금리 유지)'로 둔갑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3. '중립금리'의 재해석: 저금리 시대의 공식 종료
마지막으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개념은 '중립금리(Neutral Rate)'입니다. 중립금리란 경제를 너무 뜨겁게 달구지도(과열), 너무 차갑게 식히지도(침체) 않는 딱 적당한 수준의 금리를 말합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폭탄 발언을 던졌습니다.
이 말의 함의는 실로 무겁습니다. 지금의 금리 수준(3% 중반대)이 경제를 억누르는 높은 금리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적응해야 할 평범한 금리'라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 10년 넘게 '제로 금리' 혹은 '1~2%대 저금리'에 길들어 있었습니다. 대출 이자가 싼 것이 당연했고, 은행 예금 이자가 박한 것이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연준이 생각하는 '뉴 노멀(New Normal)'의 세상은 다릅니다.
- 저금리 시대의 종료: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 투자 셈법의 변화: "금리가 계속 내려갈 테니 채권을 사두자", "이자가 싸니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높게 주자"라는 기존의 투자 공식이 깨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내년에 금리 인하가 딱 한 번뿐이고, 이 금리 수준이 '중립'이라면... 지금의 높은 주가 수준은 과연 정당화될 수 있을까요? 고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길게 이어지는 'High for Longer 시즌 2'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요?
[중간 정리] 실망하기엔 아직 이르다: 반전의 카드는 있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가슴이 답답해지실 겁니다. "금리도 더 안 내려주고, 내부에서는 싸우고 있고, 저금리 시대도 끝났다니... 주식을 다 팔고 도망쳐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망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노련한 타짜와 같습니다. 한 손에는 '금리 속도 조절'이라는 매서운 채찍을 들었지만, 다른 한 손에는 시장이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거대한 '당근'을 몰래 숨기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제 뉴스 헤드라인에는 잘 나오지 않지만, 사실 금리 0.25% 인하보다 훨씬 더 강력한 돈의 힘을 가진 재료. 바로 '양적긴축(QT)의 조기 종료'와 '스텔스 양적완화(QE)'의 시작입니다.
이것이 왜 금리 인하보다 더 중요한 호재인지, 그리고 이것이 내년 시장을 어떻게 끌어올릴지 이어지는 2부에서 아주 상세하게, 그리고 충격적인 진실을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시리즈 2부] 연준의 은밀한 반전, '스텔스 양적완화(Stealth QE)'의 수도꼭지가 열렸다
앞선 1부에서 우리는 "내년 금리 인하는 단 1회뿐"이라는 연준의 깐깐한 성적표를 확인했습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주식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날, 월스트리트의 진짜 '선수(Player)'들은 금리 결정문이 아닌, 별도로 발표된 성명서 한 줄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이 한 줄이 갖는 파괴력은 실로 엄청납니다. 경제학 교과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실전 금융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혈액인 '유동성(Liquidity)'의 수도꼭지를 연준이 다시 틀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돈의 값'을 결정한다면, 유동성은 '돈의 양'을 결정합니다. 값이 조금 비싸도(고금리), 시장에 돈이 넘쳐난다면(유동성 공급) 자산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연준이 준비한 이 은밀한 반전 드라마, 그 속에 숨겨진 3가지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1. 트라우마의 학습: 연준은 왜 서둘러 '진공청소기'를 껐을까?
먼저 양적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이 무엇인지 아주 쉽게 비유해 보겠습니다.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 때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장에 엄청난 돈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 넘게, 풀었던 돈을 다시 회수해 왔습니다.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팔거나 만기가 되어도 다시 사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무려 600억~950억 달러의 현금을 시장에서 빨아들였습니다. 마치 거대한 '금융 진공청소기'처럼 시중의 달러를 맹렬하게 흡수해 온 것입니다.
그런데 2025년 12월, 연준이 갑자기 이 청소기의 전원 코드를 뽑아버렸습니다.
이것이 놀라운 이유는 '타이밍' 때문입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QT 종료 시점을 내년 상반기(1분기나 2분기)쯤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연준은 보란 듯이 12월에, 예상보다 훨씬 빨리 긴축을 멈췄습니다. 왜 이렇게 서둘렀을까요?
여기에는 파월 의장의 뇌리에 깊이 박힌 2019년 9월의 악몽, '레포(Repo) 발작' 사태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2019년의 악몽: 당시 연준은 "미국 경제는 튼튼하다"라고 자신하며 무리하게 QT를 밀어붙였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은행들끼리 돈을 빌리는 단기 자금 시장(Repo 시장)에서 현금이 씨가 말라버렸습니다. 돈맥경화가 오자 하루짜리 초단기 금리가 순식간에 10%까지 치솟았습니다. 금융 시스템이 심장 마비를 일으킨 것입니다.
파월 의장은 그때의 실수를 뼈저리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사고가 터진 뒤에 수습하면 늦는다. 터지기 전에 미리 기름칠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겉으로 "금리 천천히 내릴게(매파적)"라고 엄살을 떨면서도, 뒤로는 금융 시스템의 엔진이 타버리지 않도록 '유동성 공급'이라는 냉각수를 선제적으로, 그리고 아주 과감하게 주입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2. RMP의 실체: 이름만 바꾼 '스텔스 양적완화(Stealth QE)'
연준의 조치는 단순히 돈을 빨아들이는 것(QT)을 멈춘 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적극적으로 돈을 푸는 단계로 넘어갔습니다.
연준은 12월 12일부터 매월 400억 달러(한화 약 52조 원) 규모의 단기 국채(T-bills)를 사들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지급준비금 관리 매입(RMP: Reserve Management Purchase)'이라고 부릅니다.
연준은 공식 성명에서 이렇게 선을 그었습니다.
"오해하지 마라. 이것은 경기 부양을 위한 양적완화(QE)가 아니다. 단지 은행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돕는 기술적인 조치일 뿐이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이를 두고 '스텔스 양적완화(Stealth QE)'라고 부릅니다.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양적완화'라는 이름표만 안 달았을 뿐 실질적인 효과는 돈 풀기와 똑같기 때문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매달 52조 원이라는 거금이 연준의 금고에서 나와 시장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 연준이 국채를 삽니다.
- 국채를 판 금융기관(은행 등)은 현금을 받습니다.
- 이 현금은 은행의 지급준비금(Reserves) 곳간에 차곡차곡 쌓입니다.
- 곳간이 넉넉해진 은행들은 대출을 더 쉽게 해주거나, 다른 자산에 투자할 여력이 생깁니다.
- 결국 이 돈은 돌고 돌아 주식, 채권, 부동산 시장의 하단을 떠받치는 강력한 지지선이 됩니다.
즉, 이번 연준의 결정은 "금리(가격)라는 오른손은 꽉 묶어두어 인플레이션을 견제하되, 유동성(양)이라는 왼손은 자유롭게 풀어주어 시장 붕괴를 막는" 고도의 양동 작전이자 이중 플레이입니다.
3. 파월의 큰 그림: 트럼프 2.0 시대를 대비하는 '최고의 보험'
그렇다면 왜 연준은 굳이 이렇게 복잡하고 미묘한 수를 뒀을까요? 단순히 2019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일까요?
많은 거시경제 전문가들은 여기서 제롬 파월의 소름 돋는 '정치적 셈법'을 읽어냅니다. 바로 내년 1월 백악관의 주인이 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라는 변수입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미 공공연하게 예고했습니다.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올리겠다. 그리고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
이 두 가지 정책은 경제학적으로 볼 때 명백한 '인플레이션 유발 요인'입니다. 관세가 오르면 수입 물가가 오르고, 재정을 풀면 시중에 돈이 많아져 물가가 튑니다.
연준 입장에서는 이것이 가장 큰 리스크입니다. 만약 지금 연준이 "경제가 식어가니 금리를 2%대로 빨리 낮추자!"라고 했다가, 내년에 트럼프 정부의 정책 때문에 물가가 다시 4~5%로 치솟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연준은 내렸던 금리를 다시 급격하게 올려야 하는 최악의 딜레마에 빠집니다. 중앙은행으로서의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하겠죠.
그래서 파월은 영리하게도 양쪽 모두를 대비하는 '헤징(Hedging, 위험 분산) 전략'을 짰습니다.
- 🛑 전략 A (브레이크):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기준금리를 3% 중반대에 묶어둡니다. 혹시라도 내년에 트럼프발(發) 인플레이션이 오더라도, 금리가 어느 정도 높기 때문에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여력(Policy Room)'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 🚀 전략 B (엑셀): 유동성 공급(RMP)
대신 고금리 때문에 경제가 부러지거나 금융 사고가 나지 않도록, 뒤로는 조용히 돈을 풀어 시스템을 보호합니다.
이것은 마치 꼬불꼬불한 산길을 운전하면서 왼발은 브레이크(고금리 유지)에 올리고, 오른발은 엑셀(유동성 공급)을 밟으며 상황에 따라 즉각 반응하겠다는 '기다리기(Wait & See)' 전략의 정수입니다.
이제 모든 퍼즐이 맞춰집니다. 왜 내년 금리 인하가 달랑 1회뿐인지(인플레 방어), 왜 서둘러 QT를 종료하고 돈을 풀기 시작했는지(경기 방어) 말이죠.
자, 이제 판은 깔렸습니다.
"금리는 높지만, 돈은 넘쳐나는 시장."
이 기묘한 '고금리 유동성 장세'에서 우리 개인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고,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요? 마지막 3부에서 2026년을 승리로 이끌 구체적이고 실전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해 드립니다.
[시리즈 3부] "돈은 풀렸고, 판은 깔렸다" 2026년 생존을 위한 실전 투자 전략
지난 1부와 2부를 통해 우리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던 연준(Fed)의 진짜 속내를 완벽하게 파악했습니다.
이것이 이번 12월 FOMC가 우리에게 보낸 핵심 메시지이자, 2026년 시장을 관통할 거대한 테마입니다. '매크로(거시경제)' 공부는 여기까지면 충분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래서 내 계좌를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가?'라는 실천의 영역입니다.
연준이 깔아준 '고금리 속 유동성 장세'라는 멍석 위에서, 우리는 어떤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어떤 섹터에 베팅해야 할까요? 승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2026년 실전 투자 전략을 공개합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가장 바라고, 또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입니다. '골디락스'란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고물가), 너무 차갑지도(침체) 않은 딱 좋은 상태를 말합니다.
[매커니즘]
연준이 RMP(지급준비금 관리 매입)를 통해 매달 52조 원씩 쏟아붓는 유동성이 경제 엔진의 윤활유가 되어줍니다. 여기에 내년 1월 출범할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와 '법인세 감세' 정책이 더해지면 기업들의 이익 체력은 폭발적으로 늘어납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기준금리가 3%대 중반에 머물러 있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자율이 5%면 어때? 내가 사업해서 15%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기업들이 이렇게 자신감을 가지는 장세, 우리는 이것을 '실적 장세(Earnings Market)'라고 부릅니다.
[🎯 투자 공략 포인트]
- ① 금융주 (은행·증권): 규제 완화의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트럼프 정부는 금융권의 족쇄를 풀어줄 것이고, 연준이 공급하는 풍부한 유동성은 은행의 대출 여력을 키워줍니다. '고금리'는 은행의 이자 마진(NIM)을 보장해주고, '유동성'은 대출 볼륨을 키워주는, 금융주 입장에선 '꽃놀이패'를 쥔 형국입니다.
- ② AI & 반도체 빅테크: "투자를 멈추면 죽는다." 이것이 빅테크들의 생존 법칙입니다.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막대한 현금(Cash)을 보유하고 있어 이자 부담이 없습니다. 오히려 유동성이 풀리면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같은 설비투자(CAPEX)를 더 공격적으로 집행할 것입니다.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장주들의 랠리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 ③ 중소형주 (러셀 2000): 이 부분을 주목해야 합니다. 대기업보다 자금 사정이 팍팍했던 중소기업들에게 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산소호흡기'와 같습니다. 경기가 침체 없이 성장한다면, 그동안 소외되었던 중소형주들이 키 맞추기를 하며 가장 탄력적으로 튀어 오를 수 있습니다.
투자자로서 반드시 대비해야 할 '플랜 B'입니다. 우리가 우려했던 트럼프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고, 이민자 추방 등으로 임금이 오르며 죽었던 물가가 다시 꿈틀거리는 시나리오입니다.
[매커니즘]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시 3~4%대로 튀어 오르면, 연준은 1부에서 보여줬던 '매파적 본능'을 드러낼 것입니다. "내년 1회 인하" 약속조차 취소하고, "금리 동결" 혹은 최악의 경우 "재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습니다.
[🛡️ 투자 방어 포인트]
- ① '가격 전가력'을 가진 브랜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인건비가 올랐을 때, "죄송합니다, 가격을 올리겠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기업을 찾아야 합니다.
예: 코카콜라(필수소비재), 애플(강력한 팬덤), 넷플릭스(대체 불가 플랫폼)
반면,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손님이 끊기는 저가 경쟁 업체는 피해야 합니다. - ② 에너지 &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건 실물 자산의 가치가 오른다는 뜻입니다. 석유, 구리, 전력 인프라 관련주는 인플레이션 헷지(Hedge, 방어) 수단으로 포트폴리오에 반드시 일부 담아둬야 합니다.
- ③ 장기 채권 투자 주의: "언젠가 금리가 내리겠지"라며 막연하게 장기 채권(TLT 등)을 들고 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리플레이션이 오면 채권 금리가 튀어 오르며(채권 가격 폭락) 계좌가 녹아내릴 수 있으니 비중 조절이 필수입니다.
3. 투자의 제1원칙 변경: '꿈'보다는 '현찰'
이번 연준의 조치(QT 종료+RMP)로 시장 전체에 돈이 도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기준금리는 여전히 높다는 것입니다.
3.5%의 기준금리는 기업들이 실제로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5~7%의 이자를 내야 함을 의미합니다. 지난 2020~2021년 제로금리 시대에는 적자를 내더라도 "미래에 세상을 바꿀 기술이 있어요!"라고 외치면 주가가 10배씩 갔습니다. 소위 '꿈을 먹는 기업(적자 성장주)'들의 전성시대였죠.
하지만 2026년은 다릅니다. '돈의 값'이 비싼 시대입니다. 유동성의 파도가 밀려오지만, 구멍 난 배(부실 기업)는 파도를 타지 못하고 가라앉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매수 버튼을 누르기 전에 반드시 이 두 가지 재무 지표를 체크해야 합니다.
질문: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는 낼 수 있니?"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다면(1 미만), 그 기업은 시한폭탄입니다. 아무리 차트가 예뻐도 거들떠보지 마십시오.
질문: "월급 주고, 투자하고 나서 진짜 남는 현찰이 있니?"
장부상 이익(순이익)이 아니라, 실제로 통장에 꽂히는 현금이 플러스(+)인 기업을 사야 합니다. 고금리 시대에 현금은 그 자체로 무기이자 방패입니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만이 연준이 만들어준 유동성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시장은 이제 '차별화 장세(The Great Divergence)'로 진입합니다. 가는 놈은 더 가고, 못 가는 놈은 영원히 소외되는 잔인한 장세가 펼쳐질 것입니다.
4. 결론: 쫄지 마라, 하지만 취하지도 마라
긴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연준의 발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해 드립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가장 무서운 적이었던 '경기 침체(Recession)'의 공포는 사라졌습니다. 연준이 단기 국채 매입이라는 카드로 "시스템 붕괴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우리가 주식 시장에 머물러야 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하지만 흥분하지도 마십시오. '무지성 상승'을 기대하기엔 금리 부담이 여전합니다. 이제 주가는 뉴스나 테마가 아니라, 철저하게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들 위주로만 오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지금은 매크로 뉴스에 일희일비하며 밤잠을 설칠 때가 아닙니다.
대신 여러분의 포트폴리오를 열어보십시오. 내가 가진 종목이 이 '고금리 + 고유동성'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을 튼튼한 체력(현금 창출 능력)을 가졌는지 점검해야 할 골든타임입니다.
연준은 지갑을 열었습니다. 이제 그 쏟아지는 돈을 내 계좌로 가져올 능력이 있는 '진짜 기업'을 찾아내는 것은 오롯이 여러분의 몫입니다.
성공적인 2026년 투자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