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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사이클 완전 정리: NBER가 말하는 호황·불황의 반복, 실물·금융 괴리, 닷컴버블·2008 금융위기까지

경제공부해볼까?

by lusty 2025. 12. 8. 06:30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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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사이클, 왜 호황과 불황이 반복될까?
MACRO & CYCLE

📘 제1부·제3부 — 경기 사이클, 실물·금융, 닷컴버블·글로벌 금융위기까지 한 번에 이해하기

호황·불황이 왜 반복되는지, 그리고 왜 주가와 체감경기가 자꾸 어긋나는지 경기 사이클의 구조와 역사적 사례로 풀어봅니다.

※ 아래 본문은 개념 설명과 사례를 그대로 살린 전문 해설형 글입니다.

📘 제1부. 경기 사이클은 왜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할까?

1. “경기 사이클”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경기 사이클은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경제가 좋아졌다가(호황), 너무 과열돼서 꺾이고(정점),
나빠졌다가(불황) 다시 회복되는(저점) 반복적인 파동”

입니다.

미국 NBER(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전미경제연구소)는
경기 사이클을 “총체적 경제활동의 확장과 수축이 반복되는 과정”으로 보고,
정점(peak)과 저점(trough)을 기준으로 경기 국면을 구분합니다.

NBER는 미국 경기의 공식적인 “고점·저점 달력”을 만드는 기관이라,
전 세계 거시경제 분석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경기 사이클이라는 것이 주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에요.

국내총생산(GDP)
산업생산
고용·실업률
소매판매, 설비투자

이런 실물경제 지표 전체가 함께 오르고 내리는 패턴을 통틀어
“경기 사이클”이라고 부릅니다.


2. 경기 사이클의 네 단계

경기 사이클은 보통 네 단계로 설명합니다.

  • 1. 확장(Expansion)
  • 2. 정점(Peak)
  • 3. 수축·침체(Contraction / Recession)
  • 4. 저점(Trough)

각 단계마다 경제 주체(가계·기업·정부·금융시장)의 행동 패턴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취업·소비·정책이 모두 영향을 받습니다.

이 네 단계를 그냥 이론으로만 보면 잘 안 와닿으니까,
각 단계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같이 붙여서 보시면 훨씬 이해가 쉬우실 거예요.


(1) 확장 국면 — “성장 스토리가 넘쳐나는 시기”

확장기에는 경제가 눈에 띄게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올라가고
  • 실업률은 서서히 하락
  • 기업 이익 증가, 설비투자 확대
  • 소비 심리 지수·기업 경기 지수도 동반 개선

실제로 이런 헤드라인이 많이 등장합니다.

“OO 산업, 10년 만의 투자 붐”
“청년 실업률 10년 내 최저”
“가계 소비, 사상 최대”

이 시기에는

  • 회사에서는 “인력 충원 계획”이 나오고
  • 언론에서는 “신성장 산업”이 대서특필되고
  • 금융시장에서는 “성장주 랠리”가 자주 나타납니다.

돈이 잘 돌고, 신용이 쉽게 공급되며, 낙관적인 스토리가 넘치는 시기입니다.


(2) 정점 — “좋은 줄 알았는데, 너무 과열된 상태”

문제는 확장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과열’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 임금·원자재·임대료가 빠르게 오르면서 비용 압력 상승
  •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실물경제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
  • “지금 안 사면 영원히 못 산다” 같은 FOMO(놓칠까 두려움) 심리 확대

이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단기적으로는 아직 표면상 지표가 괜찮기 때문에
“경기가 좋다”는 인식이 유지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균열이 생깁니다.

부채 상환 부담이 서서히 커지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기업들부터 부담을 느끼며
부동산·주식에 ‘빚을 많이 쓴 사람들’이 점점 위험해집니다.

이 단계가 길어질수록, 나중에 찾아오는 조정도 더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3) 수축·침체 — “작은 균열이 한꺼번에 터지는 국면”

과열이 누적된 후, 어느 순간 충격(trigger) 이 등장합니다.

  • 기준금리 인상 누적
  • 부동산/주식 버블 붕괴
  • 대형 금융기관 부실·파산
  • 지정학적 충돌, 유가 급등 등 외부 충격

이때부터 투자와 소비가 동시에 꺾이기 시작합니다.

기업: 신규 투자 축소, 채용 중단·감원, 재고 조정
가계: 대출 상환 부담 증가, 소비 구조조정, 저축 증가
금융시장: 주가 급락, 신용 스프레드(회사채–국채 금리 차) 급등

NBER는 이런 국면을
“광범위한 경제 활동이 몇 개월 이상 감소하는 시기”로 정의하고,
여러 지표를 종합해 공식적으로 ‘리세션(recession, 경기침체)’을 선언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리세션 선언”은 보통 이미 침체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 내려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제 체감상으로는
“이미 힘든데, 몇 달 뒤에야 공식적으로 침체라고 부르는”
그런 시간차가 자주 발생합니다.


(4) 저점 — “숫자는 바닥인데, 심리는 아직 얼어붙어 있는 시기”

침체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 재고가 충분히 줄어들고
  • 부실 기업이 정리·퇴출되고
  • 부동산·주식 등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고
  • 중앙은행·정부의 완화정책(금리 인하·재정지출)이 강해집니다.

실물지표(산업생산·고용 등)는 한동안 바닥을 기지만,
그 와중에:

새로운 기술
산업 구조 변화
정책 변화

등이 서서히 쌓이며 다음 확장 국면의 씨앗이 준비됩니다.

다만 이때는 심리 회복이 가장 느린 시기입니다.

수치상으로는 바닥을 찍고 반등 신호가 나오는데도,

  • 사람들은 여전히 “경기 나쁘다”라고 느끼고
  • 기업은 투자에 소극적이고
  • 가계는 지갑을 쉽게 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점 구간은
“숫자는 회복을 말하지만, 체감은 차갑게 느껴지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왜 이 과정이 ‘반복’되는가?

이제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경기 사이클은 왜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반복될까?”

핵심적인 이유는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인간의 심리 — 탐욕과 두려움의 반복

경제·금융시장의 중요한 변수 중 하나는 기대(expectation, 심리) 입니다.

호황기에는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엔 기술 혁명이니까 거품이 아니다”
“부동산은 구조적으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침체기에는 거꾸로

“다시는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 같다”
“주식은 위험해서 평생 안 한다”
같은 비관론이 확산됩니다.

이처럼 인간의 심리는
과도한 낙관 → 과도한 비관으로 움직이기 쉽고,

그에 따라

소비 결정
투자 결정
대출·부채 활용

이 한쪽으로 과하게 쏠렸다가,
반대로 급격히 위축되는 패턴을 반복하게 됩니다.

결국 경기 사이클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과 기대가 집단적으로 움직이는 파동”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2) 신용(credit)과 부채의 팽창·조정

현대 경제에서 경기 사이클의 핵심 동력은 신용 사이클(credit cycle) 입니다.

확장기

  • 은행은 대출을 쉽게 내주고
  • 기준금리가 낮거나 완화적이고
  • 기업·가계는 레버리지(부채)를 늘립니다.
  • 부동산·주식 가격이 함께 상승합니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이자율이 낮은 상태에서 LTV·DTI가 느슨해지면
주택 매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는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침체기

  • 연체·부도 증가
  • 은행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대출 심사를 강화·축소
  • 기존 대출 상환이 부담으로 작용
  • 신규 신용공급이 줄어들면서 소비·투자 모두 위축

이 신용 팽창–조정의 메커니즘 때문에
경기는 직선이 아니라,
“신용이 팽창했다가 축소되는 파동”의 형태를 보이게 됩니다.


3) 정책의 시간차(Timing Lag)

통화정책·재정정책은 항상 지연 효과(lag) 가 있습니다.

금리를 올려도, 그 영향이
기업 투자·가계 소비에 본격 반영되기까지는 1~2년 이상 걸리는 경우가 많고

재정 지출을 늘려도
실제 사업 집행, 고용 창출, 소득 증가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정부는 실시간으로 경기를 조절하기보다
“조금 늦게, 결과를 보면서 뒤따라가는 식”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금리 인상이 늦어져 인플레이션이 과열되거나
금리 인하가 늦어져 침체가 더 깊어지거나

하는 식으로,
정책이 오히려 경기 사이클의 진폭을 키워 버리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 제1부 정리

경기 사이클은 확장–정점–수축–저점 네 단계로 이루어진다.

NBER는 정점과 저점을 기준으로 공식적인 경기 달력을 만든다.

이 과정은

인간의 심리(낙관·비관)
신용·부채의 팽창과 조정
통화·재정정책의 시간차
가 겹치면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현상이다.

이제 “왜 경기 사이클이 존재하는지”의 큰 그림을 잡으셨다면,
다음으로는 “실물경제 vs 금융경제”를 분리해서 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 제2부. 실물경제 vs 금융경제 — “주가와 체감경기가 어긋나는 이유”

경제 뉴스를 보다 보면 이런 일이 자주 있습니다.

“뉴스는 다 좋다고 하는데 왜 체감은 안 좋지?”
“경기 어렵다는데 왜 주식은 이미 상승했지?”

이 질문은 결국 “실물경제(real economy)”와 “금융경제(financial economy)”가 다르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 1. 실물경제와 금융경제는 무엇이 다른가?

🔹 실물경제(real economy)

우리가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영역입니다.

공장에서 물건 생산
서비스업에서 매출이 발생
일자리와 실업률 변화
가계소득과 소비 증가
기업의 설비투자·건설·R&D

즉 사람과 기업이 실제로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영역입니다.

대표 지표

GDP
산업생산
설비투자
소매판매
실업률


🔹 금융경제(financial economy)

돈·자본·자산 가격이 움직이는 세계입니다.

주식시장
채권시장
외환시장
부동산 금융
파생상품 시장

여기서는 생산·고용 같은 “현실”보다
“기대·심리·유동성·금리”가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대표 지표

주가지수(S&P500, KOSPI)
국채금리·회사채금리
달러/원 환율
신용 스프레드(회사채 – 국채)


핵심 차이 한 줄 정리

구분 실물경제 금융경제
보는 대상 생산·고용·소비 자산 가격·금융조건
반영 시점 과거·현재 데이터 미래 기대
움직임 완만함 변동성 큼
영향 요인 수요·공급·고용 금리·유동성·심리

✔ 2. 왜 금융시장은 실물보다 ‘먼저’ 움직일까?

핵심 이유는 “기대(discounting)” 입니다.

경제학에서 주식·채권 가격은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미래 현금흐름을 미리 반영합니다.

즉 투자자는 오늘의 실적이 아니라

앞으로 6개월 뒤 이익
1년 뒤 경기 회복 여부
2년 뒤 산업 전망

을 보고 헤지하거나 투자합니다.

그래서 이런 일이 발생합니다.


▲ 실물이 좋을 때, 주가가 먼저 꺾이기도 하고

예:

GDP는 여전히 양호
실업률은 여전히 낮음
소비는 여전히 강함

그러나
금리 인상 → 내년 경기 둔화 예상 → 주가 선반영 하락


▲ 실물이 바닥일 때, 주가가 먼저 회복하기도 합니다

예:

실업률 높고
기업 실적 악화되고
소비 부진이 지속되는데도

금리 인하 → 경기 부양 기대 → 주가가 먼저 반등

다시 말하면

실물경기 = 현재·과거
금융시장 = 미래를 가격에 미리 반영

이라는 구조로 움직입니다.


✔ 3. 실제 역사 사례로 보면 더 명확합니다

🔹 2008 글로벌 금융위기 사례

NBER 기준

미국 GDP: 2007~2009
약 4% 감소

같은 기간 금융시장(대표지수)은

S&P500, 나스닥
50% 이상 폭락

즉 실물은 –4%, 금융은 –50%

→ 금융이 훨씬 과하게 요동쳤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실물은 아직 침체인데, 주가는 먼저 반등

실업률은 2009~2010년 가장 나빴지만
주식은 이미 2009년 중반부터 반등

즉, 실물 바닥 < 금융 바닥 < 실물 회복
순서로 이어집니다.

왜냐하면 금융은

금리 인하 신호
유동성 공급
경기부양책

이런 “미래 정책”을 먼저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 4. 금융이 과격하게 움직이는 이유

실물경제는 +3% → –2% 같은 움직임인데

금융경제는
+100% → –50% 같은 강한 변동이 가능합니다.

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① 레버리지(부채·신용) 구조

금융은 대출·차입·파생이 결합되어 있어서
조금만 방향이 바뀌어도 손익 규모가 엄청 달라집니다.


② 집단심리(herding)

주식은 “다른 사람이 뭘 사고 파는지”가 중요합니다.

뉴스 자극
공포
FOMO
손절 압력

이런 심리가 단기간에 수백조의 자금을 움직입니다.


③ 자동화된 매매

현대 금융시장에서는

알고리즘
프로그램 매매
ETF 자금
헤지펀드 전략

이 자동적으로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가격 변화가 기계적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래서 이런 장면이 발생합니다

“체감은 여전히 불황인데 나스닥은 신고가”

“내 주변은 어렵다는데 증시는 이미 반등”

“경기는 아직 나쁜데 시장은 호황처럼 보임”

“실업률은 최악인데 주식은 상승”

이 모든 것은 실물경제 vs 금융경제의 시간차 때문이다.


✔ 5. 경제 뉴스 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앞으로 뉴스를 볼 때

지금 보고 있는 지표가 실물인지
아니면 금융인지
어느 시점을 반영하는 것인지
선행인지 후행인지

를 먼저 체크하시면 훨씬 명확하게 보입니다.

예를 들어,

GDP = 후행
실업률 = 후행
PMI = 선행
주식시장 = 더 선행

이런 방식으로 “타이밍”을 구분하시면
뉴스가 훨씬 체계적으로 연결됩니다.


👉 제2부 요약

실물경제는 생산·고용·소비

금융경제는 자산가격·유동성·기대

실물은 현재, 금융은 미래를 본다

금융은 훨씬 빠르고 과격하게 움직인다

주가와 체감경기가 어긋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 제3부.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 — 경기 사이클의 “교과서 사례”

경기 사이클을 공부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사례가 바로
2000년 닷컴버블(IT 버블)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두 사건은

하나는 “기술 혁신 스토리 + 주식시장 버블”,
다른 하나는 “부동산·신용 버블 + 금융시스템 위기”였지만,

공통적으로

“좋은 스토리 → 과도한 낙관과 레버리지 → 버블 정점 → 충격 → 급락 → 경기침체”

라는 전형적인 경기·금융 사이클의 흐름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이 두 사례를 차근차근 따라가 보시면,
뉴스에서 말하는 “버블”, “침체”, “연착륙/경착륙” 같은 표현들이
훨씬 구체적인 장면으로 다가오실 거예요.


1. 닷컴버블: “기술 혁신 스토리가 어떻게 버블이 되는가”

1) 배경 — 인터넷이 ‘새 시대’를 약속하던 시기

1990년대 후반 미국과 선진국에서는

가정과 사무실에 PC 보급이 급속하게 확대되고
전화선·케이블·광케이블 등 통신 인프라가 깔리기 시작했고
포털 사이트, 이메일, 온라인 쇼핑, 커뮤니티 같은 인터넷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생겨났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으로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정보를 찾고, 물건을 사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경험”을 하기 시작했고,
언론과 시장에서는 이런 표현들이 쏟아졌습니다.

“인터넷이 기존 산업을 모두 재편한다”
“오프라인 시대는 끝나고 온라인 시대가 온다”
“전통적인 기업은 곧 뒤처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사고방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매출과 이익이 있는 기업에 투자한다”

였다면,

닷컴버블 당시에는

“지금 이익은 없어도 상관없다.
중요한 건 트래픽·사용자 수·점유율이다”

라는 논리가 빠르게 퍼졌습니다.

기업 실적 대신

방문자 수
페이지뷰
회원 수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 스토리”

가 더 중요한 투자 지표처럼 취급되기 시작한 것이죠.


2) 정점 — 나스닥, 몇 년 만에 수백 % 폭등

당시 나스닥 종합지수(Nasdaq Composite)
기술주·인터넷주를 중심으로 구성된 지수입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 서비스 기업 상장 러시
통신·네트워크 설비 투자 붐
IT 장비(서버·라우터·PC) 수요 급증

이 겹치면서
나스닥 지수는 불과 몇 년 사이에 수백 %가 넘게 상승합니다.

2000년 3월, 나스닥은 역사적 고점에 도달했고,
시장에는 이런 말이 넘쳐났습니다.

“전통적인 밸류에이션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PER 100배? 인터넷 시대에는 자연스러운 숫자다”
“선점만 하면 나중에 엄청난 수익이 날 것”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 실물 혁신(인터넷·통신 기술)은 실제로 존재했지만,
그 위에 쌓인 기대와 주가가 너무 앞질러 나갔다는 점입니다.

실제 인터넷이 산업 구조를 바꾼 것은 맞지만,
그 혜택이 언제, 어느 기업에, 어느 정도 규모로 돌아올지에 대한 냉정한 계산 없이
“미래는 전부 인터넷”이라는 막연한 스토리에
돈이 한꺼번에 몰려버린 것이죠.


3) 붕괴 — 닷컴버블 붕괴 후, 나스닥은 70% 이상 하락

2000년 3월을 정점으로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수익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상장된 기업들이
시장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적자 확대”, “기대 이하 매출” 뉴스가 쌓이고

무리하게 확장만 해 온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더해
일부 기업에서 회계 부정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혹시 이거 너무 과한 거 아니냐?”는 인식이 확산됩니다.

그 결과,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70% 이상 폭락
많은 닷컴 기업이 파산 또는 상장 폐지
일부 기업은 인수합병(M&A)으로 겨우 생존

반면 아마존, eBay, 일부 인프라 기업 등은
버블 이후에도 살아남아
장기적으로 실적을 쌓으면서
“진짜 승자”가 됩니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경제는 2001년 비교적 짧은 리세션을 겪었지만

실질 GDP의 하락 폭은 금융시장만큼 극단적이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실물경제의 조정 폭은 완만했지만,
금융시장의 조정 폭은 훨씬 더 컸다

는 것이죠.

이게 바로 “실물 위에 금융 파동이 더 크게 실려 있는 구조”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신용·부동산 버블이 무너졌을 때

이번에는 부동산·신용·파생상품이 결합해 터진 위기입니다.

1) 배경 — “주택가격은 절대 안 떨어진다”는 믿음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는

닷컴버블 붕괴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저금리 정책이 상당 기간 유지되고

금융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서브프라임 모기지(저신용자 대상 주택담보대출)
MBS(주택담보부 증권)
CDO(부채담보부증권)

같은 주택 관련 파생상품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주택은 최후의 안전 자산이다”
“집값은 장기적으로 항상 오른다”

라는 믿음이 강하게 퍼집니다.

그 결과,

소득·상환 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큰 대출을 받는 사례 증가

“집값이 계속 오를 테니, 나중에 팔아서 갚으면 된다”는 심리 확산

금융기관은 대출을 묶어 파생상품으로 만들어 전 세계에 판매

주택가격은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수년 간 가파르게 상승했고,

S&P/Case-Shiller 주택가격 지수 기준으로 보면
2006년을 전후해 미국 전국 주택가격이 정점을 찍은 뒤,
이후 2012년까지 약 27% 정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절대 안 떨어질 것 같던 자산”이
실제로는 수십 % 떨어진 것입니다.


2) 붕괴 — 서브프라임 부실이 금융시스템 전체로 번지다

문제는 주택가격이 더 오르지 않고
되려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납니다.

1. 서브프라임 대출 차주들이
집값 하락 + 금리 부담으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2. 연체·부도율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3. 이 대출을 기초자산으로 만든

MBS,
CDO 등의 가치가 하락하고

4. 이런 상품을 대량 보유한

투자은행
보험사
헤지펀드

들의 재무 건전성이 급속히 악화됩니다.

결국 2008년에는

리먼 브러더스(Lehman Brothers) 파산
AIG 등 대형 보험사의 구제금융
대형 은행에 대한 정부·중앙은행의 긴급 자본 투입
은행 간 자금 거래가 거의 멈추는 수준의 신용 경색

이 이어지면서, 단순한 부동산 시장 조정을 넘어
금융시스템 전체 위기로 번집니다.


3) 실물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

NBER는 이 시기를

2007년 12월~2009년 6월
“Great Recession (대침체기)”

로 규정합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경제에서는

실질 GDP가 고점 대비 약 4% 정도 감소하고

실업률은 2009년 10월 10%까지 상승

하는 등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깊은 경기침체 중 하나를 경험했습니다.

주택가격 하락 → 금융기관 부실 → 신용 경색 →
기업 투자·고용 축소 → 가계 소비 위축 →
실물경제 전반 침체

라는 전형적인 신용 붕괴 → 실물 전이 과정이
여러 단계에 걸쳐 나타난 사건이었습니다.


3. 두 위기가 보여주는 공통 패턴

닷컴버블(2000)과 글로벌 금융위기(2008)는
겉으로 보면

IT·인터넷 vs 부동산·신용
주식 버블 vs 부채·파생상품 버블

처럼 다르게 보이지만,
경기·금융 사이클의 관점에서 보면 공통된 흐름을 갖습니다.


1) 새로운 “스토리”의 등장

먼저 사람들을 설득하는 강력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인터넷 혁명, 디지털 경제 (닷컴버블)
주택금융 혁신, 위험 분산, 주택 소유의 민주화 (금융위기 전)

이런 스토리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제 변화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2) 실물 개선 + 풍부한 유동성 → 자산 가격 급등

실물에서도 실제로 개선이 나타납니다.

인터넷 보급, 생산성 향상
주택 건설·고용 증가, 소비 확대

여기에

저금리
완화적 통화정책
금융 규제의 느슨함

이 겹치면서
자산 가격(주식·부동산)이 실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상승합니다.

기업과 가계는

더 많은 대출(레버리지)을 사용하고
“지금 안 사면 기회를 놓친다”는 심리에 휩싸입니다.


3) “이번에는 다르다”는 집단적 낙관

버블의 중후반부에는
거의 항상 이런 문장이 등장합니다.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전통적인 위험·밸류에이션 개념은 낡았다”

이 시기에는

리스크 관리가 느슨해지고
규제 공백이 커지고
단기 성과에 대한 보상이 구조적으로 강화됩니다.


4) 트리거 발생 — 금리 인상, 부실 드러남, 기대 붕괴

이후 어느 시점에
하나 또는 여러 개의 계기(trigger)가 등장합니다.

금리 인상 누적
기업 실적 실망
부동산 가격 상승 둔화·하락
회계 부정·부실 채권 드러남
지정학적 충격·유가 급등 등 외부 변수

이런 요인이
“과도한 기대가 실제로는 충족되지 못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심리가 급속히 바뀝니다.


5) 자산 가격 폭락 → 신용 축소 → 실물경제로 충격 전이

처음에는 주가·채권 가격·파생상품 가치가

급락하고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이 쏟아지고
레버리지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되면서

금융시장 내에서 폭풍이 벌어집니다.

이 단계가 지나면

은행·금융기관의 손실이 커지고
위험 회피 성향이 급격히 강화되며
대출 심사가 급격히 보수적으로 바뀝니다.

→ 기업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 가계는 대출과 신용카드 한도에서 압박을 받으며
→ 투자와 소비가 동시에 줄어듭니다.

이때부터 경기침체(실물 수축)가 본격화되는 것이죠.


6) 정부·중앙은행의 개입 → 안정 → 새로운 규제·다음 사이클 준비

위기가 일정 수준까지 진행되면

중앙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기준금리 인하
정부의 재정지출·구제금융
금융시스템 안정화 프로그램(예: TARP, 양적완화)

등이 실시됩니다.

처음에는 시장이 잘 반응하지 못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가장 취약한 기업·금융기관이 도태되고
부실 자산이 정리되고
자산 가격이 크게 낮아지면서

새로운 투자 기회와 산업 구조 조정이 진행됩니다.

이후에는 또다시

새로운 산업(빅테크, AI, 친환경, 로봇 등)
새로운 스토리
새로운 금융·정책 환경

이 등장하면서
다음 확장 국면이 준비됩니다.


💡 정리하면 — “실물 파동 위에 금융 파동이 얹힌 구조”

닷컴버블과 글로벌 금융위기를 함께 놓고 보면
경기 사이클은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물경제의 완만한 파동(성장–둔화–회복) 위에,
금융경제의 훨씬 큰 파동(버블–붕괴)이 얹혀 있는 구조”

실물은
+3% 성장 → –2% 성장처럼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움직이는 반면

금융은
+100% 상승 → –50% 폭락처럼
훨씬 과장된 진폭으로 움직입니다.

그래서 뉴스를 볼 때

“GDP는 조금 줄었는데, 왜 증시는 반 토막이 났지?”

“체감경기는 아직 안 좋은데, 왜 주가는 벌써 회복했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고,
그 뒤에는 언제나

사람들의 기대
신용과 레버리지
정책의 타이밍

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 참고 출처

  • NBER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 Business Cycle Dating Committee publications
  • Federal Reserve – Financial Crisis timeline & policy responses
  • S&P/Case-Shiller U.S. National Home Price Index
  • 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 Unemployment rate historical data
  • Nasdaq Historical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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