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ATM에서 옷·책 기부하고 세액공제까지? ― ‘굿윌기부함’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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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일상 속에서 만나는 기부 ― ATM 코너가 기부처가 된 이유
1) 은행 ATM, 기부의 현장이 되다
지난 9월 19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우리은행 ATM 코너. 평소 같으면 돈을 인출하거나 송금을 하기 위해 방문했을 공간이 이날은 조금 특별했다. 한 30대 시민이 커다란 가방을 들고 들어와 ATM처럼 보이는 기계 앞에 섰다. 화면 대신 상단에 **‘굿윌기부함’**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는 옷 8개, 책 3권을 꺼내 하나하나 세어 기부신청서에 기록하고, 봉투에 담아 기부함에 넣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연말정산 세액공제 혜택까지 주는 기부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ATM 코너가 ‘숨은 핫플’이 된 이유는 여기에 있다. 불필요한 옷과 책을 집에서 직접 버리기보다는, 은행을 방문하는 길에 손쉽게 기부할 수 있다는 접근성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굿윌스토어나 아름다운가게 등 매장에 직접 방문하거나 택배를 통해야만 기부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365일 24시간 은행 ATM 코너에서 기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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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굿윌기부함의 설치 현황과 운영 방식
우리은행은 현재 서울 시내 21개 영업점 ATM 코너에 굿윌기부함을 설치했다. 기부 절차는 간단하다.
1. 현장에 비치된 봉투와 기부신청서를 꺼내 작성한다.
2. 의류, 책 등 기부품을 봉투에 담는다.
3. 기부신청서와 함께 기부함에 넣으면 접수 완료.
기부된 물품은 일정 주기마다 굿윌스토어로 이송된다. 이후 기부자의 신청서 내용이 확인되면 약 1주일 내에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이 영수증은 연말정산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근거 서류가 된다.
또한, 현장 방문이 어려운 경우에는 우리WON뱅킹 앱을 통해 ‘굿윌스토어 물품 기부 서비스’를 신청하면 택배 기사 방문 수거가 가능하다. 즉, 직접 기부함 이용 + 모바일 택배 신청 두 가지 경로를 모두 열어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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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부 문화의 확산과 사회적 의미
굿윌스토어는 기부품을 재판매하여 발생한 수익금을 발달장애인 급여와 자립 지원에 사용한다. 즉, 단순히 물품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 고용 창출과 복지 확대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5개월간 ATM 기부함과 모바일 서비스를 통해 접수된 물품은 총 2만8627점, 기부 규모는 약 5738만 원 상당으로 집계됐다. 참여자는 1228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4만6000원 규모의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은 셈이다.
기부라는 행위가 단순히 ‘나눔’에서 끝나지 않고, 장애인 고용·복지 확산 → 세액공제 혜택 → 소비자 생활비 절감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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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기부가 절세로 이어지는 구조 ― 세액공제의 원리
1) 기부금액은 어떻게 산정되나
옷이나 책 같은 기부품은 현금 기부와 달리 ‘시가’를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기부를 접수한 기관이 판매 가능성과 평균 판매 단가를 기준으로 금액을 평가한다.
굿윌스토어: 기부품의 상태와 판매 가능성을 고려해 금액 산정.
아름다운가게: 판매 가능한 물품의 평균 판매 단가를 기준으로 평가.
즉, 동일한 옷이나 책이라고 해도 상태와 시장성이 다르면 인정 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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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액공제율과 절세 효과
우리나라 세법상 기부금 세액공제율은 다음과 같다.
개인 근로소득자: 1000만 원 이하분 15%, 1000만 원 초과분 30% 세액공제.
공제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최대 10년간 이월공제 가능.
예를 들어 옷과 책을 기부해 인정금액 10만 원을 받았다면, 연말정산 시 세액에서 1만5000원이 직접 차감된다.
앞서 언급한 1인 평균 기부금액 4만6000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7000원 세액공제 혜택을 받는 효과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버릴 물건을 정리하면서 얻는 혜택’이라는 점에서 실속 있는 생활 재테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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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부 시 유의해야 할 점
훼손되거나 재사용 불가한 물품은 기부 불가: 의류는 재판매 가능성이 높지만, 오래된 책이나 가전제품·가구 등은 오히려 폐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굿윌스토어 매장당 월 수백만 원의 폐기 비용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인에게 줄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기본 원칙.
기부금 영수증 발급 절차 확인: 반드시 기부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며, 확인 절차를 거쳐야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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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기부 문화와 소비자 생활 전략의 변화
1) 기부가 ‘짠테크’가 되는 이유
최근 재테크 트렌드에서 ‘짠테크’라는 단어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작은 절약과 소소한 혜택을 쌓아 큰 차이를 만드는 생활 습관을 의미한다. ATM 기부함은 바로 이 짠테크와 연결된다.
불필요한 물품 정리 → 생활 공간 여유.
기부금 영수증 발급 → 연말정산 세액공제.
나눔 실천 → 사회적 가치 창출.
즉, 한 번의 행동으로 생활·재테크·사회적 기여라는 세 가지 효과를 동시에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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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외 사례와의 비교
해외에서도 은행,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기부함을 설치해 생활 속 나눔을 확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 굿윌(Goodwill Industries)이나 일본의 리사이클 숍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ATM 코너라는 금융 공간에 기부함을 설치한 것은 한국적 특수성이 돋보이는 사례다. 금융거래와 기부를 일상적으로 접목한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확산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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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향후 전망과 과제
확산 가능성: 현재는 서울 21개 지점에 한정돼 있지만, 전국 주요 도시에 확대될 경우 더 큰 사회적 파급력이 기대된다.
물품 선별 관리: 무분별한 기부로 인한 폐기 비용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부 가능 품목 기준을 명확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연계 강화: 모바일 앱을 통해 기부 내역 확인, 세액공제 예상액 계산 등이 가능해지면 이용자 편의성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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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나눔’과 ‘절세’,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생활 루틴
우리은행 ATM 코너의 굿윌기부함은 단순한 기부 채널을 넘어, 생활 속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절세형 나눔 모델이다. 옷장과 책장을 정리하는 작은 행동이 연말정산 세액공제와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진다.
“기부는 부담스럽다”라는 인식을 넘어, 편리하고 실속 있는 생활 루틴으로 자리 잡는다면 Uptober 주식시장만큼이나 우리 일상에도 ‘반등의 10월’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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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헤럴드경제 (2025.09.29) 「ATM 코너에서 옷·책 기부…세액공제 혜택까지 받는다」
한국거래소(KRX) 기부금 세제 관련 안내
국세청, 「기부금 세액공제 제도」
굿윌스토어 공식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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